운동 호르몬 '아이리신' 알츠하이머병 관리 "잠재적 기대 후보" 
운동 호르몬 '아이리신' 알츠하이머병 관리 "잠재적 기대 후보"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08.3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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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의대 2012년 최초 발견 "운동시 생성 분비 호르몬 일종"

운동 중 근육에서 생성되고 분비되는 특정 호르몬 성분이, 대표적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의 인지기능 저하 치료에 강력한 혜택을 보인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하버드의과대학 메사추세츠병원(MGH).
미국 하버드의과대학 메사추세츠병원(MGH).

연구팀이 분석한 자료로, 호르몬 '아이리신(Irisin)'이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뇌 결손을 해결하는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기한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아이리신은 하버드의대팀이 2012년 처음 발견한 근육 분비 호르몬의 일종으로 인슐린 저항성 개선을 비롯한 뇌 해마조직 내 신경세포 생성과 이러한 신경세포 접합부 시냅스(synapse) 보호효과 등 다향한 혜택들이 속속 파악되기 시작했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기능 관리 전략으로 호르몬 아이리신의 역할을 평가한 해당 결과는 국제 의료학술지인 Nature Metabolism 8월 20일자에 게재됐다.

책임저자인 MGH 신경센터 Christiane Wrann 교수는 "전 인구의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현 상황에서 인지기능을 보존하는 일은 주요 과제"라면서 "운동이 뇌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는데, 아이리신과 같은 신경보호 혜택을 가진 핵심 매개체를 식별하는 것이 본 연구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운동하면 나온다? 아이리신 9년 전 첫 발견 "신경염증 예방효과 주목" 

먼저 아이리신은 운동할 때 근육에서 만들어지고 분비되는 '마이오카인(Myokine)'의 일종이다.

2012년 하버드의대 다나파버암센터팀에 의해 최초 보고된 아이리신은, 운동시 근육에서 단시간 내 생성되는 FNDC5 (fibronectin type III domain containing 5)가 분열을 일으키며 방출하는 호르몬으로 알려졌다.

지금껏 조사된 아이리신의 혜택으로는 인슐린 저항성 개선 및 지방분해 촉진, 조골세포 분열 촉진, 신경세포 재생 증진 등 다양하다.

알츠하이머병 마우스 모델을 사용한 이번 연구 결과에서도, 아이리신의 혜택은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났다. 유전적으로 아이리신이 결손된 경우 운동 및 노화, 알츠하이머병의 인지기능까지도 손상시키는 것으로 관찰됐기 때문. 

이러한 유전적 변화는 뇌 해마(hippocampus) 부위에 일부 새로운 뉴런(neurons, 신경계를 구성하는 신경세포의 단위)들이 만들어지면서 생겨났다. 통상 해마가 기억을 저장하고, 알츠하이머병의 징후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뇌의 구획이라는 점도 짚어볼 부분이었다.

더불어, 전신을 순환하는 혈중 아이리신 수치가 증가할 경우 알츠하이머병 마우스 모델의 인지기능과 신경염증 반응을 개선한다는 사실도 포착됐다. 논문을 통해 "특히 하나가 아닌 네 개의 각기 다른 마우스 모델 평가에서 아이리신의 혜택이 보고됐다는 것은 더 강력한 증거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아이리신 호르몬을 최초 발견한 하버드의대 다나파버암센터 Bruce Spiegelman 교수도 이번 연구에 공동 연구자로 참여해 "뇌에 중대한 병리적 변화가 발생한 이후에도 알츠하이머병 마우스 모델에서 아이리신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관찰돼 더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연구팀은 끝으로 "또 다른 중요한 발견은, 아이리신이 뇌에서 뉴런에 영양소를 제공하고 뉴런을 지지하는 비신경성 세포인 신경아교세포(glia cells)에 직접작용해 신경염증을 예방했다는 대목"이라며 "아이리신은 운동시 인지적 혜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시에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인지장애 치료를 위한 잠재적 옵션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과 알츠하이머협회, 알츠하이머병 치료 펀드(Cure Alzheimer’s Fund)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논문>Islam MR, Valaris S, Young MF, Haley EB, Luo R, Bond SF, Mazuera S, Kitchen RR, Caldarone BJ, Bettio LEB, Christie BR, Schmider AB, Soberman RJ, Besnard A, Jedrychowski MP, Kim H, Tu H, Kim E, Choi SH, Tanzi RE, Spiegelman BM, Wrann CD. Exercise hormone irisin is a critical regulator of cognitive function. Nat Metab. 2021 Aug;3(8):1058-1070. doi: 10.1038/s42255-021-00438-z. Epub 2021 Aug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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